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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자격과 어머니의 자격뒤죽박죽세상사 2010. 2. 9. 11:11반응형
어머니가 놓아 주신 신발어머니는 아버지의 주사와 의처증때문에 눈물겨운 고생을 하셨습니다. 아버지가 술을 먹고 들어오는 날이면 식구들은 잔뜩
긴장했습니다.어디로 도망을 갈까. 어머니는 또 얼마나 몸이 상하실까?
우리 네 딸들은 미리 옷을 챙겨 입은 뒤 이마까지 이불을 덮어쓰고 있었지만 신경은 온통 바깥에 가 있었습니다.
이윽고 집 안으로 들어온 아버지는 여지없이 어머니를 때리고 그나마 성치 않은 가재도구들을 마구 내던지셨습니다.
겨울 어느 날, 대낮부터 술에 취한 아버지는 또 어머니를 괴롭혔습니다. 언니들은 집에 없었고 동생과 나는 신발도 신지 못하고 급히 이웃집으로 피했습니다.
울다 지친 동생이 이웃집 아저씨 품에서 잠들 무렵 어머니가 궁금해진 나는 흰눈을 밟으며 조심조심 집으로 갔습니다.
집 안은 너무나 조용했습니다.
어머니는 얼굴을 돌린 채 문턱에 앉아 있었습니다. 어머니와 눈이 마주쳤지만 어머니는 아무 말없이 천천히 내 운동화를 집어 부엌 밖으로 놓아 주셨습니다. ’이걸 신고 도망가라는 거구나’ 라고 생각한 나는 운동화 두 짝을 품에 안고 막 뛰었습니다.
어머니는 그렇게 네 딸을 키우셨습니다. 하지만 어머니야말로 어디론가 도망가고 싶지 않으셨을까요?
글솜씨가 부족해 어머니의 그 심정을 다 옮기지 못하고 눈물만 흐릅니다. 오토바이, 담배, 술... 아버지와 관계된 모든 것을 싫어하면서 그래도 아버지를 용서하라는 어머니, 누구나 그렇겠지만 전 우리 어머니가 가장 존경스럽습니다.
그 어렵고 고통스런 상황에서도 끝까지 네 딸들을 버리지 않은 우리 어머니가 말입니다.
2001년좋은생각4월호에서...
예전에는 말도 안되는 가부장적인 사고가 우리사회를 짖눌렀습니다. 이제는 말도 안되는 철없는 부모들이 우리 사회를 힘들게 합니다. 스스로 자격미달이거나 자격이 없다고 인정된다면
아니 지금까지 아무런 책임있는 행동을 보여본적인 없는 사람들은 절대로 부모가 되지 마세요..아니 남편이 되지말고, 아내가 되지 마세요.. 이 것이 더 이상 죄를 짓지 않는 유일한
방법입니다.'뒤죽박죽세상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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