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는 그런 사람을 가졌는가...? ◀◁ "만릿길 나서는길 처자를 내맡기고 맘놓고 갈 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이렇게 물어오면 나는 선뜻 대답을 못한다. 주위에 사람은 있지만 내 맘이 옹졸함을 벗지 못해 대답을 못하는 것일 수도 있고, 생각하고 또 생각해 보아도 그 많은 사람 중에 한 사람도 없기 때문일 수도 있다.
"온 세상이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때도 ‘저 맘이야’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이렇게 물어오면 나는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나 그 분은 너무 멀리 있다. 그 분은 늘 내 맘속에 있고 그분은 어디에나 있지만, 그분의 손을 내 손으로 잡을 수 없어서 허전할
때가 많다. "
탔던 배 꺼지는 순간 구명대 서로 양보하며 ‘너만은 살아다오’할....
그런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이렇게 물어오면 그럴 수 있을것 같다고 대답한다. 그러나 피붙이 중의 하나 그런 사람 말고 다른 누가 있는가 이렇게 물어오면 다시 대답할 말이 궁색해진다. 목숨을 서로 먼저 내놓을 수 있는 그런 사람 하나 가지지 못한 채 오늘도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수많은 사 람들 사이에 섞여 산다.
"잊지 못할 이 세상을 놓고 떠나려 할때 ‘저 하나 있으니’하며 빙긋이 눈감을... 그런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이런 물음에도 아직은 그렇다라고 확실하고 명료하게 대답을 못하겠다. 큰 소리치며 살았 지만 그래서 제대로 살지 못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아직도 살면서 더 헌신하고 베풀고 나누고 살아야 그런 사람을 만날 수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온 세상의 찬성보다도 ‘아니’하고 가만히 머리 흔들 그 한 얼굴 생각에 알뜰한 유혹을 물리치게 되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이렇게 물어 오면 두번째 질문에서처럼 그런 사람은 있는 것 같다고 대답하게 된다. 그런 데 문제는 흔들리는 내 자신이다. 그 한 얼굴 때문에 알뜰한 유혹을 물리치곤 하는데 그 사람을 떠난건 아니면서도 때론 유혹의 잔물결에 발을 담갔다 꺼내곤 하는 내 자신을 보 면서 나는 어렵게 만난 그 한 얼굴의 벗이 될 자격이 없는게 아닐까 하고 절망하게 된다. .... 이 나이 되도록 함석헌 선생의 이런 시 한편을 읽으며 자신있는 대답 하나를 못하니 어찌 제대로 살았다 할 수 있겠는가. 벗을 보면 그를 알 수 있다 하는데 그런 사람 하나 아직도 없으니 헛산게 아니고 무엇이랴..... 좋은생각 9월호中/오늘의 만남편(시인 도종환 님)
P.S: 더 늦기전에 내 주위에 있는 소중한 이들을 다시 한번 단도리를 해야겠습니다. ♣ 플라톤이 말한 행복한 삶의 질 1. 하고 싶은 일을 조금 못다 하고 못다 입으며 못다 사는 정도의 재산 2. 사람들이 칭찬하기에는 약간 부족한 품성과 용모의 아내 3. 자만하고 있는 것의 절반밖에 알아주지 않은 명예 4. 두 사람한테 이기고 한 사람한테는 지는 정도의 체력 5. 청중의 반만이 손뼉을 치는 웅변력 = 고로, 적당히 모자란 재력과 재능을 지니고 열심히 사는데 행복이 있다는 말이랍니다. - 좋은생각 9월호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