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코의 일기 2017. 1. 28. 21:02
반응형

누코는 30대의 솔로퇴직자이다.

자신이 다니던 중소유통업체가 불경기에 부도가 나자, 

어쩔수 없이 밀린 월급도 받지 못한 채 퇴직자가 되었다.

신월동 옥탑방도 이제는 본인에게 사치스럽게 느껴졌다.


어느 날 전화 한통을 받았다.

고향(군산) 절친의 전화였다.

서울에서 자리를 잡으려고 하는데 잠시 신세를 지고 싶다는

헛헛한 전화였다.

우물쭈물하다가 그러라고 했다.


친구 정군은 전문대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했고, 관련일을

하다가 사정이 여의치 않아 회사를 그만두고 귀향했었다.

고향에서 식당일을 하는 부모님을 돕다가 식당이 

한산?해 지면서 잉여인력이 되자 다시금 취업문을 두드리고

있었다.

지속적으로 면접을 보기 위해 서울에 주거지가 필요했다.

아무래도 서울에 관련회사가 많아서이다.


정군은 간단하게 짐을 챙겨와서 누코와 서울에서의 멋진? 

남남 동거를 시작했다.

월세는 변화가 없었지만, 아무래도 부대비용이 추가되는 것은

어쩔수 없었다.

내색할수는 없었지만, 심기가 불편했다.

누코 자신의 코가 석자였기 때문이다.


심난한 마음으로 누코 역시 다른 직장을 알아보고 있었다.

어느 날 늦게 누코가 돌아와보니 친구 정군이 웃으면서

술상을 차렸다. 놀라서 무슨일인지 물어보았다.

정군은 웃으면서 말한다.

<오늘 개탓다.>

누코는 놀라서 <개탓다고????>

정군이 말을 이었다.

<잔돈 2000원이 있어서 즉석복권을 구입했는데, 

 200,000만원에 당첨됐다. 흐흐흐~~~>

어찌되었건 맛있게 즐거운 회식을 하니 기분은 좋았다.


다음 날 또 다시 누코와 정군은 구직활동으로 바빳다.

인터넷이 없어서, 누코는 평소 잘 다니던 시립도서관으로 

출근을 했고, 정군은 아는 지인들에게 취직을 부탁하러 

나갔다.


며칠이 지난 주말 정군은 누코에서 전화로 몇시에 집으로 

들어올 생각이냐고 물었다.

누코는 지금 들어가는 중이라고 대답하자 정군은 들어오면

자신과 얘기를 좀 하자고 미리 채근한다.

정군은 의아해 했지만, 별 생각없이 집으로 향했다.

집에 들어와 간단히 씻고나자 정군이 다짜고짜 K유통업체

에서 근무할 생각이 있냐고 물었다.


K유통은 대형유통업체로 누코에게는 꿈의 직장이었다.

누코가 놀라서 정군을 쳐다보았다.

정군은 말을 이었다.

자신의 취업문제로 지인을 만났는데 오히려 그 자리에 있던

지인의 동행자가 자신이 K유통에 다니는데 급하게 

추가직원이 필요하게 되었다고 했다. 

K유통은 현장추천으로 직원채용이 가능하다.

그리고 정군은 자신의 지인과 함께 조그만 사무실을 얻어서

프리랜서로 일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누코는 본의아니게 정군을 통해서 경력직 사원으로 

K유통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

가끔은 전혀 생각하지도 못한 곳에서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가 

풀리기도 한다.

개인의 삶에서 사소한 관계라는 것은 없다.

인간의 삶은 관계를 통해서 변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응형
posted by 계영배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