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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코의 일기-진정 작은 준비가 성공의 열쇠다.누코의 일기 2021. 1. 28. 21:28반응형
기회가 와도 준비되지 않은 자에게는
그저 신포도일 뿐이다.
미련한 자는 준비하지도 않고
기회가 존재한다는 사실도
인식하지 못한다.
그리고 매사에 하늘은 자신에게
기회를 주지 않는다고 불평한다.
누코는 30살의 늦깍이 바이올리니스트다.
베를린에 있는 교향악단에서
5년째 단원으로 일하고 있다.
그닥 대단하지도 않지만
그닥 모나지 않아서 그저 그렇게
자신의 삶을 살고 있다.
원래 누코의 꿈은 지휘자였다.
가끔 혼자서 대가들의 지휘를 머리속에
그려보기도 하고,
혼자서 멋진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꿈을 꾸기도 한다.
일이 없는 날은 집근처의 양로원이나
고아원에서 나눔봉사를 하면서
누코는 항상 감사하면서 평화로운
일상을 즐겼다.
다만, 누코에게는 치명적인 신체결함이 있다.
근시다.
그래서 누코는 공연이 있는 경우
밤을 세워서라도 악보를 외워야했다.
전반적인 곡의 흐름을 인식하기 위해서
자기영역이 아니라도
무조건 외워서 상상속의 시연을 하면서
혼자 흥에겨워서 연습을 반복한다.
같은 악단에 있는 절친은
왜 남의 파트까지 외워서 머리를
힘들게 하느냐고 핀잔을 주지만,
누코는 신경쓰지 않았다.
이번 주는 내내 공연으로
무척이나 바쁜나날이 계속되었다.
문화회관에서 하는 공연은
관객들의 수요나 층이 두터워서
보다 많이 긴장이 되었고,
그 만큼 체력소모도 심했다.
오늘도 공연전에 리허설을 하려고
단원들과 함께 모여있었다.
그때 급하게 공연기획자가
연습실로 들어왔다.
지휘자께서 오늘 심하게 열병이 나셔서
지휘를 할 수 없게 되었고,
시간이 촉박해서
다른 분을 모실형편이 못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공연을 취소해야 하는지 여부를
악단과 의논하려 온것이다.
상황은 예상보다 심각했다.
공연장은 이미 만원이었고,
지금 공연을 그만둔다면 누코의
교향악단의 이미지손상은 너무나 뻔했다.
공연기획자는 우선 대신 지휘가 가능한
단원이 있는지를 물었다.
몇몇 단원들이 지휘가 가능했지만,
실제로 그들은 지휘를 할 수 없는 입장이었다.
공연곡의 전부를 숙지하지 못하고
자신의 파트만을 숙지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때 누코의 마음은 요동쳤다.
누코가 나즈막이 말을 건네다.
<제가 곡을 다 외우고 있습니다.
약간의 지휘도 가능합니다.>
모든 단원들이 누코에게 집중했다.
공연기획자도 어린 누코를 잠시 뚫어져라 보더니
대안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누코를 데리고 나갔다.
그리고 간단히 지휘하는 것을 보고
다시돌아왔다.
이번에는 누코가 바이올린이 아닌
지휘봉을 잡고 앞에 섰다.
단원들과 함께 리허설을 했다.
생각지도 않게 대타로 문화회관에서
공연을 하게 된 누코는
오늘이 지휘자로서 첫날이 되었다.
이것은 세기의 지휘자 누코가 탄생한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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