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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코는 50대의 나름 성공한 사업가다.

누코는 스스로를 운이 따르는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 것은 돈을 버는 것이다라고 항상 

입버릇처럼 하고 다닌다.

누군가는 누코는 미워하면서 부러워하고, 누군가는 누코에게

도움을 받으려고 주변에 머물렀다.

주유소를 하다가 프리미엄을 받고 넘기자 주유판매업이 

신통치 않아졌고, 생수판매업을 하다고 역시 프리미엄을 받고

넘기자 생수판매의 마진율이 곤두박질쳤다.

이렇게 찰라의 운과 기회가 맞아떨어져 누코는 쉽게 부를 

축적했다. 

얼마전에는 지역거점 마트를 체인형태로 운영하다가 

전체를 거액에 넘겼다.

그러자 그 지역에 대기업마트들이 속속 입점하면서 자신이 

운영했었던 마트들의 수익률이 급속히 악화되었다.

이번에 새로 인수해서 시작한 중저가 아웃도어브랜드 사업은

대한민국에 불기시작한 등산열풍에 힘입어 초호황을 누리고

있다. 

누코는 스스로도 대견하다고 생각했다.

마치 불운을 아슬하게 빗겨가면서 자신은 정점에서 최고의

이익을 누리고 있다는 생각을 버릴수가 없었다.

그에게는 아내와 외동아들이 하나있다.

이제 고2인 녀석이 의젓하고 공부도 곧잘해서 누코는 

걱정이라야 자신의 돈을 탐내며 시시각각 다가오는 피붙이와

친구놈들에 대한 응대가 전부였다.

그날도 잘난맛에 지인들에게 술한잔 거나하게 사고 조금 

늦게 집에 들어가고 있었다. 

누코는 술을 마시면 마주잡이로 전화하는 버릇이 있다.

그러면 전화의 배터리가 나가고 곧잘 집으로 전화하는 

것을 잊어버린다. 오늘 밤이 딱 그날이었다.

그런데 집에 불빛이 없다.

아내와 아들이 없다니...

집에 들어와 현관등을 켜보니 역시나 아무도 없다.

불길한 생각이 들었다.

집에 있는 여분의 배터리로 전화를 연결했다.

전화가 무려 10여 통이 걸려와있었다. 

그것도 아내에게서...

누코는 바로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내가 전화를 받았고 누코에게 악다구니를  썼다.

영문도 모르고 욕을 먹은 누코는 상황이 무언가 이상했다.

전화기 건너에서 아내는 00대학병원으로 빨리 오라는 말만

연신했다.

정신없이 택시를 타고 병원에 도착하자 낮익은 얼굴들이 

보였다. 

처제와 처남 그리고 다 큰 큰집 조카들도 병원입구에서 

서성거리며 누코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은 누코를 보자 얼른 길을 앞장서기 시작했다.

그런데 가는 쪽은 영안실이었다.

누군가 상을 당했다는 생각을 하면서 다리가 후달거렸다.

같이 가는 이들은 누코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않았다.

영안실까지 가는 길이 너무도 멀게 느껴졌다.

영안실앞에서는 아내가 실신해있었다.

그 순간 누코는 다리가 풀렸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외동아들이 영안실의 주인공이었던

것이다.

학교에서 집까지 걸어서 15분이면 되는 거리여서 항상 

야간자율학습이 끝나면 녀석은 걸어서 집으로 돌아왔다.

오늘은 항상 녀석과 동행하던 친구가 오토바이를 타고왔다.

친구가 먼저간다고 하자, 녀석이 태워달라고 하며 평소에 

안하던 짓을 했다.

그리고 그 오토바이는 불법유턴하던 승용차와 충돌했고, 

친구는 중상, 녀석은 이 세상을 떠났다.

너무도 이른 이별이었다.

선하고 예의바르고 똑똑했던 녀석이 이제는 없다니..

누코는 자신의 삶이 순식간에 수직낙하하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삶의 의미를 잃었다.

돈을 벌어서 무엇하리...

살아서 무엇하리..

다 키운 자식을 앞장세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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