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영배 2011. 11. 13.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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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값은 내고 싶은대로 내세요


"이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귀신들을 아귀라고 합니다.
굶어죽은 넋들이지요. 배불리 먹되 음식을 남기지 않아
이 세상에 굶주린 불쌍한 이웃과 아귀와 더불어
함께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식당 입구의 팻말로 보기엔 자못 비장하다.
가게 이름도 남다르다.
2007년 변산공동체의 윤구병 작가가 뜻을 모아 세운
마포구 서교동 '문턱없는 밥집' 얘기다.

고물가 시대여선지 형편껏 밥값을 낼 수 있는 식당으로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이윤의 논리로만
이곳을 설명하긴 어려웠다.

이곳의 '대표 살림꾼' 역할을 맡고 있는
심재훈 총괄매니저를 만났다.

문턱없는 밥집은 매일 점심때마다 모든 식자재를
유기농 농산품으로만 쓴 비빔밥을 차린다.
밥값은 손님의 형편껏 내면된다.

당초 1000원의 기준이 있었지만
심 매니저는 손님들이 이마저 부담을 느낄까봐
아예 없앴다.

"자본주의의 대안적 삶의 방식으로 보면 됩니다.
어려운 농민들을 도우면서 도시의 서민들과의
건강한 연대를 유지하며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어보자는 취지죠."



요즘 농산물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그런데 상대적으로 더 비싼
'국산 유기농 농산물'을 써가며
식당 운영이 가능할 지 궁금했다.

이곳의 한 끼 당
식자재 원가만 4700~5400원 사이라는 게
심 매니저의 설명이다.

인건비나 각종 세금 등
기타 비용까지 합치면 6000~7000원은 받아야
정상인 셈이다.

그런데도
4년째 '오픈 프라이스'를 유지하고 있다.
물론 매년 '장부상으로는' 적자다.

"물론 저희도 물가 폭등으로 어렵긴 마찬가지죠.
그래도 지역 유기농 농민들과의 신뢰 관계를 통해
합당한 가격을 지불하고 있습니다.

또 저녁에는 친환경 전통주와 안주 등을
현실적인 가격에 팔며 보전을 합니다.
또 다행히 이 건물이 재단의 소유여서
임대료는 안 나가고 있어요."

2009년부터 이 밥집은 사회적 기업으로 선정돼
주방 아주머니들의 임금을 지원받고 있기도 하다.
결국 수익금은
또다시 지역사회 소외계층을 위해 쓰인다.

하루 이곳에서 점심을 먹는 손님은 80~90명 선.
전철을 타고 인천에서 온 할아버지부터
미국인 대학생, 노숙인 까지
다양한 계층과 연령이 어우러져 있다.

"형편이 못돼 돈을 내지 못하시는 분 부터
어쩔 때는 한 끼에
12만 원까지 내시는 분도 있어요.

문을 연 첫해 평균을 내보면
1인당 1300원을 내셨는데
그 다음해에는 1900원, 2500원 식으로
늘고 있어요.
우리 취지에 동참하시는 분들이
늘었다는 방증이죠."



최근 눈에 띄는 현상은
이른바 '88만원 세대' 손님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요즘 들어 일자리를 잃거나
비정규직으로 일하며 높아진 월세에
어렵게 사는 젊은이들이 많이 보여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다만 이곳을 찾는 손님들이
꼭 지켜야할 원칙이 있다.
"우리 식당에선 식사 후
쌀 한 톨 고춧가루 하나 남겨선 안돼요.

나눔과 함께
'빈그릇 운동'으로 비움까지 실천하고 있는 것이죠.
이게 결국 우리와 우리 아이들의
지구를 살리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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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셔온 글>

나누고자 하는 생각은 많은 사람들이 한다.
기부하고자 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그러나 그것을 실천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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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계영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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