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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의 삶은 흔적이 있다.뒤죽박죽세상사 2010. 4. 20. 11:59
작은 중소기업에 김주임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무슨 잔정이 그리많은지 후배들 뒤치다꺼리나 하기 일쑤였고, 아무도 손도 안 대는 서류함을 거의 날마다 정리하느라 퇴근 시간을 넘겼으며, 어김없이 오후가되면 커다란 쟁반에 커피 여러 잔을 들고는 “즐거운 오후 되십시오.” 하며 설탕 대신에 미소 한 숟가락을 더 넣어 책상에 놓아 주었다. 그러던 그가 휴직계를 냈다. 아내가 병에 걸렸기 때문이었다. 병간호를 위해 그는 그렇게 떠나갔다. 사람들은 그를 좋아했지만 한심하고 남자답지못하고 무능하여, 있으나마나한 사람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그가 회사에 없다고 해서 크게 달라질 것은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그가 남기고 간 빈자리는 사람들에게 너무 큰 것이었다. 아침마다 마실 수 있었던 향긋한 커피는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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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하트마 간디, 법정스님, 우주의 언어, 침묵, 고아수출국, 생이별뒤죽박죽세상사 2010. 4. 20. 11:52
모든 수행자는 기도로써 영혼의 양식을 삼는다. 기도는 인간에게 주어진 마지막 자산이다. 사람의 이성과 지능을 가지고도 어떻게 할 수 없을 때 기도가 우리를 도와준다. 돌이켜 보니, 지나온 내 삶의 길목에서 나를 꿋꿋하게 받쳐준것도 그 기도의 힘이라고 생각된다. 기도는 마음에 평안을 가져올 뿐 아니라, 개체가 전체에 이르는 통로이기도 하다. 오늘 아침 나는, 어제 만난 어린 세 남매를 위해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를 올렸다. 한 월간지에 실린 기사를 읽고 가슴이 미어지듯 아팠다. 밤에 잠자리에 들었다가도 문득 그 애들을 생각하고 베갯잇이 젖도록 울었다. 사연은 이렇다. 야채장사를 하던 부모가 차사고로 죽자, 별안간 고아가 되어버린 어린 세 남매는 4개월을 고아원에서 지낸다. 한 복지기관을 통해 입양 희망자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