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죽박죽세상사 2010. 1. 24.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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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남편은 열두 살에 아버님을 잃고, 누나 한분, 형 두분과 함께 어머님 밑에서 자랐습니다. 그래서인지 시댁 형제들의 우애는 아주 돈독합니다. 며칠 전 둘째 형님댁에 갔다 집에 와 보니 제 가방 안에 우리 아이 이름으로 된 천만 원짜리 정기예금 통장이 들어 있었습니다. 영문을 몰라  전화를 했더니 작은아주버님이 예전에 잡 살때 우리 남편이 돈을 빌려 주었는데, 이제서야 갚는 거라고 둘째형님이 남편에게 전해 달라고 했습니다.

남편이 퇴근해 오기만을 기다렸다가 자초지종을 얘기하고, 웬횡재냐 싶어 얼른 "이돈 내가 가져도 돼?" 하고 잔뜩 들떠 물었습니다. 그런데 남편은 한마디로 찬물을 끼얹었습니다. "받아선 안되는 돈이야!" 그렇게 천만 원은 잠깐 왔다가 사라졌습니다. 다음날, 밤 늦게 돌아온 남편은 아주버님과 약주를 했는지 많이 휘해 있었습니다. 그리곤 할 이야기가 있다며 저를 앞에 앉혔습니다.

 " 내가 어려움 없이 공부하고 지금까지 편히 살아온건 다 두 형님 덕분이야. 학비에다 용돈까지 얼마나 자상히 챙겨 주셨는데......  그런데 그렇게 배워 직장 생활해 번 돈으로 작은 형님 집 살때 조금 보탠걸 이렇게 다시 주시면, 그럼 난 형님들 마음을 어떻게 갚아. 난 형님들 마음 열에 하나도 못따라 가는데...."

그리고는 남편이 통장을 다시 내놓더군요. 아마 작은아주버님이 받지 않으셨나 봅니다. 멋모르고 촐랑거린 제 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 평소에도 남편 형제간의 우애에 마음이 따뜻했는데, 오늘은 그 사랑 앞에 코가 찡해 옵니다. 남편이 하늘같이 높아 보이고. 아주버님들의 사랑이 바다 같습니다 이세상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없습니다.-좋은 생각-

돈은 피보다 진하다고 있는 사람들은 친형제자매간 또 부모자식간에 소송까지 불사하면서 자신의 이익을 챙기려고 하는데
참으로 멋진 모습입니다. 형제지간에......

작지만 아주 보잘 것 없지만 서로 챙기면서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 인생길이라면 어쩌면 가장 복된 삶의 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직도 비우고 낮추고 배려하는 자세가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 놈의 욕심은 시간만 있으며 커질 준비를 하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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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계영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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