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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진박샘의 잡설.횡설수설.황당무계설.좌충우돌설:당신은 누구에게 미안합니까...?계영배 2024. 7. 4. 21:39반응형
당신이 진정 미안해야 할 대상은 누구입니까..?
이곳은
인생의 마지막을 마감하는 곳이다.
호스피스치료를 받고 있는 시골 한적한 요양원...
자신의 병마와 싸우기를 거부하고
그저 병마를 받아들이고
이제는 이 세상에서의 삶을 마무리하고 싶은 이들이
머무는 곳..
그러나 이곳은 생각처럼 우울하지도
생각처럼 어둡지도 않다.
남은 모든 일상이 소중하고 또 힘겹기는 하다.
남은 모든 삶을 정리하고 마무리하는
그야말고 삶의 종착역이기도 하지만,
이곳에 있는 환우들 그 누구도 고통스러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들은 그꺼이 죽음을 맞이하고
마중나갈 준비가 되어있는
이들이다. 심지어 별다른 고통없이 수면중에 떠난 동료환우들을
부러워하고, 오히려 축복해준다.
오늘도 박신부는 깊은 새벽안개를 뒤로하고
성당길을 오른다.
새벽미사는 환우들에게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오늘을 살게하는 힘이 되며,
미지의 저승길에서의
외로움을 달래주는 만남의 시간이다.
성당의 문이 보이는 곳에서 작은 실루엣이
눈길을 끌었다.
수산나 자매였다.
아직 50대 초반이지만, 췌장암말기로 모든 치료를 뒤로하고
마지막을 이곳에서 보내기로 한 분으로 약 2개월 정도 전에
이곳으로 왔다.
항상 밝은 미소를 잊지 않았던 분이다.
이분이 왜 성당밖에서...
수산나자매는 박신부를 보자
먼저 다가와서 인사를 건낸다.
그리고 다시 없을 기회를 잡은 듯
두서없이 자신의 생각을 내밷는다.
신부님 저는 이곳에서 다른 환우들과 보낸
2달이 정말로 행복했고 내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추억이고 기억입니다. 아마 제가 떠나는 순간에도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꺼리가 될 것입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그리고 사실 저는 제 자신에게 너무 미안했습니다.
항상 양보하고
항상 미루고
항상 참고..
이렇게 힘들게 살아왔던 나 자신에게 너무도 미안했습니다.
이렇게 힘들게 말을 이어가더니 수산나자매는 조용히 그러나
황급히 자리를 떳다.
수산나 자매는 서울에서 큰 식당을 운영했다고 한다.
남편과 둘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삼남매를 키웠고,
그 과정에서 자신을 돌보지 않아서 몸에 병마가 든 것이다.
이제 막내가 졸업을 했으니 자신의 소임을 다했다고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하지만, 만날 때마다 보이는 그 슬픈
외로움은 절대 감출 수 없었다.
이곳이 강원도 자락이기는 하지만, 서울에서 차로
3시간 남짓한 거리..
두달이 조금 넘은 이곳생활에서
가족들은 딱1번왔다.
처음에는 가족을 그리워하는 기색을 보였지만,
금새 저간의 사정을 알았는지 이제는 남은 자신의
삶에 열중하고 있다.
새벽미사를 위해 성당으로 오르는 길에 만남 수산나자매는
그 후 2주를 채우지 못하고 하늘나라로 떠났다.
자는듯이 평온하게 새벽녘에 이 세상과의 만남을 마치고
또 다른 세상으로 떠나갔다.
이 세상에서 그렇게 공을 들였던
배우자와 삼남매는 미리 이별을 고한 것 같다.
오직 마지막 순간에는 같이 했던 환우들만이
자리를 함께했다고 한다.
삶의 순간 우리는 아무것도 지니지 못한 채
이 세상에 왔다.
그러니, 떠날 때도 아무것도 없이 떠나는 것이
신의 섭리이고 이 세상의 불변의 진리리라.
다만, 이 세상에서의 삶의 과정에서
너무 자신에게 미안한 짓, 못할 짓은 하지마라.
너무 타인을 위해서 자신의 시간과 생명과 열정을
희생하지마라.
모든 인간은 자신몫의 삶의 생존력은 지니고 태어난 것이다.
스스로 그 능력을 사장시키고 방치했다면
그에 대한 책임도 본인의 몫이다.
살아있는 동안 너무 자신에게 미안해할 일은 하지말자.
자신을 사랑하자.
당신자신만은 당신자신의 편이 되어야 한다.
당신의 삶을 미루지마라.
삶은 오직 당신을 위해서 당신의 향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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