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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삶의 지혜, 사람살이가 주는 삶의 모습들,살며 사랑하며
    뒤죽박죽세상사 2010. 2. 28.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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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워하는 고통

     

    숲의 나무들이 바람에 몹시 시달리며 흔들리고 있다.

    나도 지난 몇 달 간 흔들리는 나무들처럼 몸을 가눌 수 없었다.

    나무를 흔드는 건 바람이지만 나를 흔드는 건 내 속의 거센
    바람이었다.
    아니 불길이었다.

    그것은 사람에 대한 분노와 원망과 욕설과 비난의 불길이었고 미움의 모래 바람이었다.

     

    그래서 고통이었다. 미워하는 일은 사랑하는 일보다 몇 배 더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누군가를 미워하는 일은 그 사람이 녹이 슬어 못쓰는 연장처럼 망가지기를 바라는 일이다.

    내 미움이 그에게 다가가 그의 몸이 산화되는 쇠처럼 군데군데 벌겋게 부스러지기 시작하여 연모 구실을 못하게 되길 바라는 일이다.

    그러나 곁에 있는 내 몸도 함께 녹슬어 가는 것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다. 누군가에 대해 분노할 때 내 마음은 불길로 타오른다.

    그러면서 분노의 불길이 그에게 옮겨 붙어 그도 고통받기를 바라는 일이다. 그와 그를 둘러싼 모든 것이 불길에 휩싸여 다 타 버리고 재만 남았으면 하고 바라는 일이다.

    그러나 그 불길이 내 살, 내 마음,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함께 태워 버린다. 누군가를 욕하고 비난하는 일은 내 비난이 독이 되어 그가 쓰러지기를 바라는 일이다.

    그에 대한 나의 비난의 소리가 귀에 들어가 그도 아파하고 상처받기를 바라는 일이다.

    그러나 그에 대한 비난과 저주는 독초와 같아서, 그에 대한 독설이 계속되는 동안 독을 품고 있는 일이어서 그 독은 내 몸에도 똑같이 스며든다.

     

    그 독으로 내가 먼저 쓰러지기도 한다.

    누군가를 원망하는 일은 예리한 칼날로 그의 마음 한복판을 베어내는 일이다.  원망하는 소리가 그의 귀에 다가가 그가 피 흘리며 아파하기를 바라는 일이다. 그러나 그의 육신에 칼질하면 나도 그 칼에 몸 어딘가를 베이는 일이다.

     

    나는 피 한 방울 흘리지 않으며 상대방만 피 흘리게 하는 싸움은 없다.

    성내는 일은 폭풍이 몰아치는 것과 같아서 상대방도 나도 다 날려 버린다.

    허공 한가운데로 들어올렸다 땅바닥에 내동댕이 치는 일이다.

    둘 다 다치고 부러진 마음을 안고 절룩거리며 살게 된다.

     

    치유되는 기간이 오래 가기도 하고 겉으로 보기엔 치유된 것 같아도 상처의 기억을 지우지 못하며 사는 때도 많다.

    미워하지 않음으로써 미움을 넘어서고,

    분노하지 않음으로써 불길로 나를 태우지 않으며,

    욕하고 비난하지 않음으로써 내가 먼저 쓰러지지 않고,

    원망하지 않음으로써 원망을 극복하고,

    성내지 않음으로써 상처받지 않는 일은 상대방도 나도
    죽이는 일에서 벗어나 나도 살리고 상대방도 살게 하는
    일이다
    .

     

                        도종환/ 시인

    은혜는 물에다 새기고
    원수는 돌에다 새긴다는 말이있습니다.
    삶은 이렇게 자신이 원하는 대로 재단하고 싶은 욕망이 넘실거리는 탐욕의 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은 주말입니다.
    산책이나 등산을 하면서 자신을 정리하고 자신속에 남아있는 앙금을 털어버리는 비우는 연습을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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