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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삶의 지혜와 효성
    동서고금 2010. 1. 22.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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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찍이 부모의 나이 70세가 되면, 산 속에 내다버리던 시절, 한 나라의 충신의 겪은 일이다.

    효자인 그 충신은 늙으신 아버지를 차마 내다버리지 못하고, 자기 집 뒤뜰에 지하 굴을 파고 그곳에다가 모셨다. 그리고 왕에게는 법대로 산 속에 버렸다고 아뢰었다. 얼마 후 이웃 나라에서 이상한 문제와 함께 사신을 보내 왔다.

    문제를 풀지 못할 경우 이를 빌미로 얕잡아 보려는 속셈이었다. 문제인즉, 사신이 데려온 두 필의 암말 중 어미와 새끼를 구별해내는 것으로서, 외모를 보아서는 도저히 알 길이 없었다. 왕궁은 발칵 뒤집혔고, 학자, 술사, 지혜자들이 모두 모여 지혜를 짜내었으나 문제를 풀 수가 없었다.

    한 나라의 자존심이 걸린 이 문제 때문에 충신도 여간 고민이 되는 게 아니었다. 밤이 되자 그는 삶의 연륜이 많은 그의 아버지를 찾아갔다. 그리고는 놀라운 지혜를 얻어 가지고 돌아왔다.

    다음 날, 왕궁의 뜰에는 왕과 대신들, 그리고 이웃 나라 사신과 두 필의 말이 모두 모였다. 이제 충신이 입을 열어 말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여물통 두 개를 갖다 놓으시오."

    잠시 후 두 필의 말 앞에 여물통이 각각 놓였다. 먹이를 본 말들은 여물통 앞으로 다가가 여물을 먹기 시작했다. 그런데 한 마리는 계속 먹어대는데 반해, 다른 한 마리는 한 입 먹더니 슬그머니 옆의 말에게 여물통을 밀어주는 것이 아닌가 !

    "바로 이겁니다. 계속 먹어대는 말은 새끼요. 그 옆의 말은 어미입니다 !"

    그제서야 왕궁의 모든 사람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민망해진 이웃 나라 사신은 서둘러 제 나라로 돌아가고 말았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 기뻐할 줄 알았던 충신이 왕의 발 앞에 엎드려 우는 것이 아닌가 !

    "왕이시여, 죽을 죄를 지었나이다. 사실 이 문제의 해답은 저의 지혜가 아니라, 제 아버님의 지혜입니다. 지난 날 산 속에 버렸다고 아뢰었던 제 아버님은 지금 제 집 뒤뜰 지하 굴에서 살고 계십니다."

    왕은 충신의 효성에 감복하고, 또한 지혜로써 자식들을 다스리는 노인의 귀중함을 깨달아 이후로 노인을 산 속에 버리는 일이 없도록 명령을 내렸다.


    <대장경(大藏經)>

    나이를 먹었다고 해서 다 삶이 지혜롭고 매사에 현명한 판단을 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세월을 거스를 수 없고 세월속에서 우리의 삶은 그 진가를 발휘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음은 무시할 수 없다. 지금 이 순간 우리의 삶속에서 노령화는 피해갈 수없는 현실의 문제다. 이러한 현실을 받아들이고 노인층의 지성과 지혜 그리고 혜안을 도모한다면 우리나라의 새로운 인적자원의 길이 열릴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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