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주는 많지만,
은근한 끈기와 집중력이 부족하면
삶이 의외로 힘이 든다.
이런 이들이 가장이면
가족이 힘들고,
이런 이들이 동료면
조직이 힘들다.
많은 재주와 재빠름을
지닌 사냥꾼 치타 룰루
오늘도 신나게 사냥에 나선다.
초원의 강자답게
오늘도 힘이 넘친다.
그때
바로 눈앞에서 살찐 토끼 한마리가
여유롭게 식사중이다.
제법 거리가 있지만,
룰루는 그대로
돌진한다.
놀란 토끼가 제법 도망질을 하지만,
어림없다...
그때
바로 토끼의 바쁜
앞길을 가로지르며
우아하게 살이오른
사슴한마리가
뛰어간다.
룰루는 속으로 횡재를 부르며
사슴으로 목표를 수정했다.
토끼와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을
보니, 어쨌든 손해는 아니다.
사슴으로 포식을 할 생각을 하니
절로 신이났다.
사슴을 열심히 쫓다보니
토끼는 온데간데없고
의외로 생존본능이 강한
사슴으로 인해서 힘이 빠지기 시작한다.
그때
바로 눈앞에
다소 어리버리해보이는 그러나
튼실한 멧돼지 한마리가 어른거린다.
다리도 짧고
삶의 의욕도 없어보인다.
룰루는 다시 목표를
멧돼지로 수정한다.
지쳐있지만,
우둔한 멧돼지 정도야 ^^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멧돼지를 향해서
진격을 개시한다.
그러나, 너무 치쳐서일까..
아니면 의욕이 점차 떨어져서 일까..
룰루의 기세는
어느 새 초라해지고 만다.
그때
바로 룰루의 눈앞에서
살찐 들쥐한마리가 어른거린다.
환영은 아닌듯 싶다..
어쩔 수 없이
만만한 들쥐를 잡아서
급한대로 힘을 얻은 후
다시 전열을 정비해서
사냥에 나서기로 한다.
그리고 나지막 남은 힘을 내서
들쥐를 향해서
노빠꾸직진을 감행한다.
그러나,
들쥐는 바로 눈앞에서 쥐구멍으로
쏙 도망지고
마지막 직진의 노력은 허사가 된다.
허망하게 룰루는 들쥐가
사라진 구멍을 응시한다.
언제 무엇이 잘못되었을까..
초원 최고의 사냥꾼인
내가 이런 들쥐 구멍앞에서 망연자실하다니...
인간사라고 아닐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나는 아니라고 생각하는가..
우리는 이런 사례를 현실에서
그리고 주변에서 무수히 경험한다.
어쩌면 자기자신에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