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우와 직녀 2010. 2. 23.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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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아름다운 입맞춤

 

 

의사인 나는 이제 막 수술에서 회복된 어떤 여성 환자의 침상 옆에 서 있었다. 그녀는 수술 후에도 옆얼굴이 마비되어 입이 한쪽으로 돌아가 있었다.

 

그녀의 모습은 얼핏 보면 어릿광대 같아 보이기도 했다. 입의 근육을 움직이는 신경 한가닥이 절단되었기 때문이었다. 이제 그녀는 평생 그런 얼굴로 살아가야만 할 것이다.

 

하지만 그녀의 뺨에서 암세포가 번지고 있었기 때문에 나는 수술 도중에 어쩔 수 없이 신경 한 가닥을 절단해야만 했다.

 

그리고 신경을 잘라냈다는 것은 어떤 수술로도 복구할 수 없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었다.  

 

그녀의 젊은 남편도 그녀를 내려다보며 옆에 서 있었다. 저녁 불빛 속에서 그들은 마치 내존재를 잊은 듯 열심히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생각했다. ’이들은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길래 비뚤어진 얼굴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이토록 서로에게 부드럽고 따뜻한 시선을 보낼 수 있는 것일까? 그게 가능한 일일까? 만약 내가 남편이라면, 아내가 저 위치라면 서로 마주보며 웃을 수 있을까?  

 

이윽고 그녀가 물었다. "제 입은 평생동안 이런 모습으로 있어야 하나요?"  "그렇습니다. 신경이 끊어졌기 때문이지요.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아무 말이 없었다. 그때 그녀의 젊은 남편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난 그모습이 좋은데 뭘, 아주 귀여워 보인다구."  

 

그 순간 나는 그가 어떤 사람인가를 알았다.

 

그는 신과 같은 넉넉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었다.

 

나는 차마 그를 똑바로 쳐다볼 수 없어서 바닥에 시선을 떨구었다.

 

내가 다시 고개를 들었을 때 그 남자는 아내에게 입을 맞추기 위해 잔뜩 비뚤어진 입을 하고 있었다.

 

그녀에게 아직도 입맞춤이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나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입맞춤을 뒤로하고 병실을 빠져 나왔다.

 

이제 더 이상 내가 치료할 환자는 거기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서로를 치료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들보다 더 건강한 사람을 만나본 적이 없다고 느꼈다. 그들은 비뚤어진 나의 마음까지 치료하는 진짜 의사들이었다.

 

 

 

                             최정수님/ 경기도 고양시 일산구

모든 것이 갖추어지고
모든 것이 잘되는 상황에서
서로에게 못하는 부부는 없고 서로에게 못하는 회사의 구성원도 없습니다.

본질은 어려움이 닥쳤을 때 보여주는 서로간의 의연한 자세와 신뢰입니다.

가정생활이 어려워지고 실직이 현실화되는 상황에서 부부간의 깊이와 배려는 그 빛를 발합니다.
같이살고 호적이 기재되어 있다고 다 부부는 아닙니다.
같이 근무한다고 다 같은 회사동료는 아닙니다.
회사가 어려움에 처할때 가장 용감하게 나서면서도 다른 직장을 알아보고 자신만 자연스럽게 그 힘든 상황을 모면하는 사람들은 많습니다.

누구든 자신이 원만할 때는 자신을 둘러싼 이들의 본성을 알지못합니다. 그러나 힘든시절을 맞이하면 우리의 인생에 대한 만남의 성적표를 아주 냉정하게 받아보게 됩니다.

주변의 사람들의 진의를 알고싶다면 당신이 겪는 어려움이 그 여과기능을 해 줄 것입니다. 친구라고 불리우는 사람들이 모두 친구는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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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계영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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