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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코의 일기-불행과 로또/불행중 로또...누코의 일기 2017. 2. 7. 16:15반응형
누코는 30살의 중소기업에서 근무중인 건실한? 욕심없는?
청년이다.
전문대를 졸업하고 하사관으로 근무를 하다가 전역한 후
고향인 울산으로 돌아와서 가족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취업을 위해 원서를 10여군데나 넣어보았지만, 돌아오는
것은 다음기회를 이용해 달라는 통지였다.
지금 있는 회사는 대기업의 하청의 재하청을 담당하는 아주
조그만 중소업체로 급여도 형편없었다.
그래도 누코는 자신을 받아준다는 사실에 몹시 고마워하며
회사생활을 나름대로 해나가고 있었다.
지난 달 급여가 밀렸다. 이번 달 급여일이 다가온다.
무거운 마음으로 오늘 회사에 들어서는데 어수선했다.
고참?노처녀 누님과 눈이 마주쳤다.
<야 누코 우리회사 문닫았어.. 집에가..>
이 무슨 날벼락인가..
급여도 못받았는데.. 아..실업급여를 신청해야 하는데..
다른 곳에 원서를 쓰면서 경력을 인정받아야 하는데..
다양한 잡스러운 생각들이 순간 머리를 맴돈다.
그래도 2년가까이 박봉에 근무한 곳인데,
갑자기 짐을 싸고 있는 자신이 너무도 한심하고 답답했다.
이토록 회사상황에 무딜 수 있을까...
다들 쉬쉬하면서 자신의 길을 미리미리 찾고 있었는데,
자신만 초최한 사장의 얼굴을 보면서 다 잘될 거라고 사장의
말만 믿고 있었다니...
얼떨결에 짐을 싸서 나왔지만, 집으로 갈수는 없었다.
누나는 편의점에서 알바를 하고, 부모님은 청소대행업체에서
근무하신다.
부산에 사는 형은 수도배관기술자로 근근히 살아가고 있다.
그나마 전문대라고 나온 자신이 집안의 희망이고 끈이었는데
어찌해야하나 생각하니 앞이 캄캄했다.
바닷가로 갔다. 어차피 집까지는 그리 먼거리가 아니다.
걸어서 두어시간이면 되는 거리.
해변가를 묵직한 가방을 매고 이지저리 서성였다.
목이 말랐다.
편의점이 보였다.
주머니를 보니 3만 2천원이 있었다.
카드도 있었지만, 값을 길이 없으니 현금으로 무엇인가를
사보리라 생각하고 편의점으로 들어갔다.
술의 거의 먹지 않는데 맥주가 보였다.
작은 캔 두개와 과자부스러기를 샀다.
그리고 계산대로 가는데 한번도 관심을 보여본 적이 없는
로또가 눈에 들어왔다.
맥주와 과자를 계산하고 로또를 거금 만원을 들여서 샀다.
맥주 2캔을 마시면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을
연신생각했다. 딱히 방법이 안보였다.
몸은 쉽게 취했다.
몸이 덜덜떨렸다.
가뜩이나 몸이 안좋은데, 찬맥주가 몸으로 들어가니
온몸이 사시나무 떨리듯 흔들렸다.
그래 집으로 가자.
퇴근시간을 조금 넘겨서 집에 도착했다.
온몸이 더욱 떨렸다.
오뉴월에는 개도 감기를 안걸린다고 하는데, 오월에
몸살감기라... 참으로 한심했다.
자리를 하고 잠을 잤다.
누군가가 심하게 흔들어깨운다.
어머니다.
회사에 갈 시간이라고 하신다.
짧게 대답했다.
회사 설비공사중이라 1주일 휴가라고...
회사가 망했다는 말을 꺼낼 수는 없었다.
작년에도 설비공사중에 필수인원을 제외하고 무급휴가가
있었기에 어머니는 그러러니 하셨다.
몸은 여전히 쑤시고 아팠다.
이렇게 3일이 지났다. 어느덧 일요일이다.
아무생각없이, 아무희망없이, 아무대책없이 보내고 있는
지금 바로 이 순간이 갑자기 두려워졌다.
저녁을 먹고 동네산책을 나갔다.
어린이 놀이터를 지나서 모퉁이를 도는데 편의점에서 불빛이
번쩍인다. 어제 로또 당첨번호가 지나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불연듯 누코는 자신의 로또가 생각났다.
1등 번호를 휴대폰으로 저장했다.
산책을 마치고 돌아와 자신의 회사가방 뒤에서 로또를
찾아냈다. 그리고 번호를 맞추다가 갑자기 숨이 멎었다.
다시 보도 또 보는 진풍경을 스스로 연출한 후에 알게되었다.
1만원어치의 로또 중 1개가 일등에 당첨되었다는 사실을...
.
.
서울의 농협에서 1등 당첨금으로 통장하나는 만들어서
보관하고 있게된지가 어느 새 한달이 지났다.
집에는 아직 말하지 않았다.
겁이났다.
삶의 평온이 깨질 것 같았다.
아직 이렇게 큰 돈을 경험해보지 못한 가족은 이 돈으로
인해서 무슨일이 벌어질지 몰랐다.
누코는 매일 출근한다.
자신이 저렴하게 구입한 몇 정거장 떨어진 오피스텔로..
그리고 생각한다. 이 돈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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