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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그저 힘없는 노인이었다. 그러나 슬픔을 간진한 채 떠났다.뒤죽박죽세상사 2015. 2. 22. 11:11반응형
그는 특별한 삶을 살지 않았다.
젊은 시절에는 돌아다니길 좋아했다.
군인으로 오랜 시간 전장을 누비기도 했다.
가정에 소홀했지만,
가정을 포기한 것도 아니었다.
아내가 세상을 떠났고,
그가 사랑하는 딸이 먼 도시로 결혼을 해 그의 곁을 떠났을 때,
그는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서 또 다른 이 도시 저 도시를 돌아다니면서
잡일을 해주면서 삶을 이어갔다.
어느 날 소식이 들렸다.
딸이 위독하다고
그는 서둘러 딸이 있는 도시로 갔다.
딸 아이는 거의 죽어가고 있었다.
특별한 병명도 없었다.
안타까운 것은 그녀 곁에는 이미 남편이 떠나고 없었고,
오직 2살박이 사내아이가 있었을 뿐이었다.
결국, 딸이 젊은 나이에 이 세상 삶을 마감했다.
그는 막막하고, 어질해졌다.
그런데, 돌아보니 2살 박이 생명이 자신을 보고 웃고 있었다.
잠시 돌아보며 생각해보건데
이 아이가 자신에게 용기와 삶의 온정을 심어줄 하늘이 준 선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딸아이를 강물속에 떠나보내고
자신의 마음은 그 곳에 둔 채
아이를 데리고
지금 거쳐하고 있는 변두리의 시골마을 오두막으로 와서 보니
삶의 생기가 살아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열심히 우유를 배달하고, 마을의 잡일을 하면서
이 사내아이를 키웠다.
아이는 잔병치레없이 잘 자랐다.
온순하고 준수했으며 그를 잘 이해했다.
이제는 이 아이가 딸아이가 자신에게 준
이 세상에서의 마지막 선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가 어느 정도의 나이가 되었을 때
그는 간만에 나른한 오후를 뒤로하고
아이의 손을 잡고 마을의 중심부에 있는 장구경을 나갔다.
흥분과 즐거움 그리고 새로움을 접할 수 있는 들뜬마음에
아이는 너무나 행복해 보였다.
한참을 뚝방길을 걸어가고 있는데
아이가 그의 손을 잡아서 끌었다.
잠시 눈을 돌려보니
한 커다란 개한마리가 탈진과 모진 매로 인해서
수풀속에서 죽어가고 있었다.
아이는 한사코 그 개에게로 다가가려 했다.
잠시 아이를 만류하다가 어쩔 수 없이 가까이 가서 보니
아직 어린 티를 벗어나지 못한 개지만,
험한 삶을 살아서 온 몸에 성한 곳이 없었고,
심하게 탈수현상을 보이고 있었다.
아이가 너무나 애처로운 눈빛으로 그를 보자.
그는 하는 수 없이
장으로 구경가는 것을 포기하고 그 개를 끌다시피해서 집으로 데려왔다.
그리고 방 한구석에 자리를 마련하고 상처를 씻어주고
간단한 먹을 것을 마련해주었다.
그리고 아이에게 말하였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여기까지란다.
나머지는 저 개에게 맡기자.
-----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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