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우와 직녀 2011. 7. 23. 22:55
반응형

내가 속았다고 생각하는 만큼 상대받도 속은 것이기 때문이다.

1.밤 12시까지 사랑의 밀어를 속삭이던 감미로운 목소리는 매일 술에 쩔어서 코를 고는 드럼통으로 변해있다. 정말 주둥이를 빨래집게 집고싶다.

2.요조숙녀처럼 취미가 독서라던 그녀는 이제 드라마 매니아에 여성잡지 정기구독자이다. 가끔 미장원에서 하루종일 뒹굴거리며 그 비용을 절감하기도 하지만.

3.조심스러운 운전매너와 배려있는 주차습관이 일상화되었던 그는 사실 슈마허를 존경하는 카레이서였다. 생명보험이 필요할 정도로.

4.다정다감했던 장인장모님은 알고 보니 무늬만 부부인 인형부부였다. 서로에게 관심이 전혀없는 하숙생과 하숙집아주머니 사이정도.

5.씩씩해보이던 시동생은 알고보니 철저한 마마보이였다.

6.가정적이어서 정말 행복하다는 생각을 했던 우리집 신랑은 사실은
은둔형외톨이과에 속하는 두문분출형이었다. 친구들과 친척들도 포기한.

7.부지런이 몸에 배어있다던 와이프는 집에서 무얼하는지 저녁먹고 들어간다면 너무 좋아한다. 아침을 얻어먹은지는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8.경제력만큼은 자신있다던 우리집 신랑. 정말로 경제력은 일등이지만, 소비력은 특등이다. 매일 마이너스 통장으로 살아간다.

9.며느리를 친딸처럼 여긴다던 시어머니 정말로 제대로 부려먹는다. 어쩐지 딸들이 시어머니를 되게 싫어한다. 아들만 위한다고.


알고나면 황당한 일들도 많고 당황스러운 일들도 많지만, 요즈음은 서로가 서로를 어느 정도 알 수 있을 정도로 미리 사돈을 찜해놓는다고도 합니다. 개인간이야 그렇지만, 집안을 속속들이 알기 위해서는 세월을 두고 알고 지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가식이 익숙해진 사회에서 정말 제대로 된 집안과 제대로 된 배우자를 만나는 것은 신의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반응형
posted by 계영배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