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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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을 지킨다는 것은?마늘과 생강 2010. 5. 3. 16:40
숨바꼭질 한 무리의 아이들이 여기저기로 흩어졌습니다. 자동차 뒤로, 큰 나무 뒤로, 또 어떤 아이는 노인정 건물 뒤쪽으로 가 숨었습니다. 숨바꼭질을 하는 모양입니다. 술래를 찾아 주위를 둘러보니 놀이터 의자에 어떤 꼬마가 고개를 푹 숙이고 있습니다. 그 아이 곁에 가 보았습니다. 한참 숫자를 세던 아이가 잠시 쉽니다. 끝났나 싶었는데 "하나, 둘, 셋, 넷,..." 하며 처음부터 다시 시작합니다. 한참이 지나서야 고개를 든 아이가 주위를 휘이 둘러보기에 궁금한 걸 물었습니다. "몇까지 세었니?" "백오십까지요." "그런데 왜 아까 다시 하나부터 세었어?" "잘못 세어서요." 아이의 대답이 가슴을 쿵 때립니다. 숫자를 세다가 중간에 잠깐 빼먹었나 봅니다. 그렇다고 열도 아니고 스물도 아닌 백오십이라는 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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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과의 약속마늘과 생강 2009. 12. 26. 12:44
몇 해 전 24시간 연중무휴로 운영하는 제과점에서 새벽6시부터 오후 3시까지 아르바이트할 때 였다. 아직 해가 뜨기도 전이었지만, 아침 빵을 진열하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었다. 그때 청소복을 입은 젊은 아저씨 한 분이 빠끔히 문을 열고 들어왔다. 아저씨는 마치 제과점에 처음 온 것 마냥 쑥스러운 표정으로 한참을 두리번거리기만 했다. 새벽청소를 막 끝내고 씻지도 못했는지 아저씨의 몸에서는 이상한 악취가 진동했다. 나는 혹시 매장에 냄새라도 밸까 봐 얼른 찾는 빵을 사서 나갔으면 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렵사리 입을 연 그 아저씨는 "저 오늘 여덟 살 난 딸아이의 생일인데요. 작은 케이크 하나 포장해 주셨으면..."하는 것이었다. 그러고 보니 아저씨의 손에는 예쁜 곰인형 하나가 쥐어져 있었다. 그 인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