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삶은 물과 같다. 조급해하지말고, 너무 소심하지도 말자. 그러나 너무 악과 불의에 무심하지도 말자.

2011. 4. 8. 11:20동서고금



멀리 가는 물

 

                          - 도 종환 -

 

어떤 강물이든 처음엔 맑은 마음

가벼운 걸음으로 산골짝을 나선다

 

사람 사는 세상을 향해 가는 물줄기는

그러나 세상 속을 지나면서

흐린 손으로 옆에 서는 물과도 만나야 한다

 

이미 더럽혀진 물이나

썩을 대로 썩은 물과도 만나야 한다

 

이 세상 그런 물과 만나며

그만 거기 멈추어버리는 물은 얼마나 많은가

 

제 몸도 버리고 마음도 삭은 채

길을 잃은 물들은 얼마나 많은가

 

그러나 다시 제 모습으로 돌아오는 물을 보라

흐린 것들까지 흐리지 않게 만들어 데리고 가는

물을 보라 결국 다시 맑아지며

먼 길을 가지 않는가

 

때 묻은 많은 것들과 함께 섞여 흐르지만

본래의 제 심성을 다 이지러뜨리지 않으며

제 얼굴 제 마음을 잃지 않으며

멀리 가는 물이 있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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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은 각오와 원칙이 필요하다.
썩은 물과의 만남을 각오해야 하고 자신만의 원칙과 삶의 올곧은 자세를 유지할 의지가 필요하다.
<남들도 다 그러는데> 하는 한심한 동조의식과 대중의식에 익숙해지는 순간 스스로의 삶은 흘러가지 못하고 정체되면서 증발되는 그 순간까지 자연스럽게 썩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