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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약속을 지킨다는 것은?
    마늘과 생강 2010. 5. 3.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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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숨바꼭질

     

     

    한 무리의 아이들이 여기저기로 흩어졌습니다. 자동차 뒤로, 큰 나무 뒤로, 또 어떤 아이는 노인정 건물 뒤쪽으로 가 숨었습니다. 숨바꼭질을 하는 모양입니다. 술래를 찾아 주위를 둘러보니 놀이터 의자에 어떤 꼬마가 고개를 푹 숙이고 있습니다. 그 아이 곁에 가 보았습니다. 한참 숫자를 세던 아이가 잠시 쉽니다. 끝났나 싶었는데 "하나, 둘, 셋, 넷,..." 하며 처음부터 다시 시작합니다. 한참이 지나서야 고개를 든 아이가 주위를 휘이 둘러보기에 궁금한 걸 물었습니다.

     

    "몇까지 세었니?"

    "백오십까지요."

    "그런데 왜 아까 다시 하나부터 세었어?"

    "잘못 세어서요."

     

    아이의 대답이 가슴을 쿵 때립니다. 숫자를 세다가 중간에 잠깐 빼먹었나 봅니다. 그렇다고 열도 아니고 스물도 아닌 백오십이라는 수를 처음부터 다시 세기 시작하다니! 아무도 보지 않는데 그 아이는 친구들과의 약속을 지키려 했던거죠. 검게 그을린 얼굴이 어찌나 씩씩해 보이던지 또 한마디 던져 보았습니다.

     

    "애들 어디로 갔는지 알려 줄까?"

    아, 그런데 이 아이가 끝까지 나를 감동시킵니다.

    "괜찮아요. 제가 찾아야 재미있어요. 그게 우리 규칙이거든요."

    그리고는 이내 뛰었습니다. 애들이 흩어져 간 반대쪽으로...

     

    애들이라고 어리다고만 생각하기 쉽지만, 이야기를 나눠보면 어른들의 차고 굳어진 감성과는 다른, 정말 착하고 따뜻한 마음을 만나게 됩니다. 그 아이가 다시 이쪽으로 뛰어옵니다. 친구들을 찾았느냐고 물었더니 환하게 웃으면서 "아직이요" 하고는 저만치 뛰어갔습니다. 뜨거워지는 내 가슴 위로 노을도 조금씩 그 붉은 빛을 쏟아 놓고 있었습니다.

     

    약속을 지킨다는 것, 참 어려우면서도 소중한 일입니다!

     

    - 안성옥 -

    사회를 알아간다는 것은 우선 불신을 배우는 것 부터 시작됩니다.
    다른 이들을 의심하고 마치 자신은 그런대상에서 초연한 것처럼.
    사회를 알아가면서 우리는 사람에 대한 선입견이 생기고 더욱 사람들에 대한 믿음이 흔들립니다. 그리고 낙인을 찍습니다.
    인간관계는 만나는 사람과 비례해서 더욱 줄어듭니다. 그리고 불신은 화초처럼 고고하게 우리안에서 자랍니다.

    어느 검게 그을은 어르신이 하신말씀이 생각납니다.
    "약속은 반드시 지켜라. 그리고 지키지 못할 약속은 절대로 하지마라."
    약속을 지키는 것은 참으로 어렵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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