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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이란 필연적으로 기다림의 다른 모습입니다.
    견우와 직녀 2010. 3. 5.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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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 오랜 옛날의 이야기 입니다..

     

    아무도 살지 않는 숲속 구석에는

    달팽이 한마리와 예쁜 방울꽃이 살았습니다...

    달팽이는 세상에

    방울꽃이 존재 한다는 것만으로도 기뻤지만

    방울꽃은 그것을 몰랐습니다

    토란 입사귀 뒤에 숨어서

    방울꽃을 보다가 눈길이 마주치면

    얼른 숨어버리는 것이

    달팽이의 관심이라는 것을

    방울꽃은 몰랐습니다.

     

    아침마다

    큰 바위 두개를 넘어서

    방울꽃 옆으로 와선,

     

    "저어 ,이슬 한방울만 마셔도 되나요..? "

    라고 하는 달팽이의 말이

    사랑이라는 것을

    방울꽃은 몰랐습니다.

    비바람이 몹시 부는 날에

    방울꽃 곁의 바위 밑에서

    잠못들던 것이,

     

    뜨겁게 내리쬐는 햇볕속에서

    자기 몸이 마르도록

    방울꽃 옆에서 있던 것이

    달팽이의 사랑이라는 것을

    방울꽃은 몰랐습니다..

     

    민들레 꽃씨라도 들을까봐

    아무말 못하는 것이

    달팽이의 사랑이라는 것을

    방울꽃은 몰랐습니다

     

    그렇게 세월이 흘렀습니다..

     

    숲에는 노란 날개를 가진

    나비가 날아 왔습니다..

    방울꽃은

    나비의 노란 날개를 좋아했고

    나비는 방울꽃의

    하얀 꽃잎을 좋아했습니다..

     

    달팽이에게 이슬을 주던

    방울꽃이 나비에게

    꿀을 주었을때에도

    달팽이는 방울꽃이

    즐거워 하는 것만으로

    행복해 했습니다.

     

    "다른 이를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은 그를 자유롭게 해주는거야. "

     

    라고 민들레 꽃씨에게 말하면서,

    까닭모를 서글픔이 밀려드는 것

    또한 달팽이의 사랑이라는 것을

    방울꽃은 몰랐습니다.

     

    방울꽃 꽃잎 하나가

    짙은 아침 안개 속에 떨어졌을 때..

     

    나비는 바람이 차가워 진다며

    노란 날개를 팔랑거리며 떠나갔습니다.

     

    나비를 보내고 슬퍼하는 방울꽃을 보며

    클로우버 잎사귀 위를 구르는

    달팽이의 작은 눈물이 사랑이라는 것을,

    나비가 떠난 밤에

    방울꽃 주위를 자지 않고

    맴돌던 것이

    달팽이의 사랑이라는 것을

    방울꽃은 몰랐습니다..

     

    꽃잎이 다 떨어져 버리고

    방울꽃은 이제 하나의 씨가 되어

    땅위에 떨어져 버렸을 때,

    흙을 곱게 덮어주며

    달팽이가 말했습니다.

     

    " 이제 또 당신을 기다려도 되나요..? "

    -카톨릭 굿뉴스-

    사랑은 필연적으로 기다림이다.
    서두름은 사랑의 적이다.
    서두른 만남은 잘못된 만남이고 잘못된 만남은 필연적으로 잘못된
    사랑을 가져온다.
    사랑이 기다림의 미학임을 알지못하는 사람은 사랑을 알지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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