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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코의 일기-자식을 조심해라.부담스러운 효자들
    누코의 일기 2017. 2. 15.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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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코는 78세의 치매노인이다.

    부인은 이미 3년 전에 먼저 저 세상으로 갔다.

    하루에도 몇번씩 정신 줄이 놓여질 것 같더니만, 아직도 

    정신만 차리면 허기가 진다. 노인은 밥심이라는 말이 절로

    떠오른다.

    누코에게는 부천에 상가건물이 하나있다.

    가계가 층별로 3개 정도 입점된 5층짜리 건물이다. 

    엘리베이터가 있고 도심에서 멀지 않아서인지 공실은 

    지금까지 거의 없었다.

    누코가 큰 부자는 아니지만, 그나마 자식들에게 소리치고 

    손 안벌리고 살아온 그 기반이고 전부인 재산이다.

    큰 아들은 대기업 부장이고, 작은 아들은 제법 잘되는 식당을

    하고 있다. 물론 그 바탕에는 고인이 되신 마나님과 

    누코노인이 음으로 양으로 정성을 다해서 자식들을 

    교육시키고, 집까지 사주면서 결혼을 시킨 노력이 있었다.

    그런데 오늘 누코노인은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치매때문만이 아니었다.

    부천 도심에서 두 녀석들이 자기를 서로 모시겠다고 

    쟁탈전을 벌이고 있어서 였다.

    거기다 며느리들까지 가세해서 정신이 하나도 없다.

    큰 녀석네 집에 있었는데 갑자기 작은 녀석이 와서 자신을 

    들쳐없고 자기처에게 간단하게 짐을 싸라고 하면서 

    막무가네로 자신이 모시겠다고 하지 않는가..

    가뜩이나 정신줄이 희미해서 그런가보다 하는데..

    이건 또 웬걸.. 큰 며느리가 둘째녀석이 나를 들쳐업고 가는

    길을 막아서면서 악다구니를 쓰고 

    덩치 큰 둘째가 밀치고 나가는 것이 아닌다.

    무슨일이지...

    제 남편에게 전화를 했는지...큰 녀석이 득달같이 달려와서 

    둘째네 집으로 향하는 어귀에서 차를 대놓고 기다리고 

    있다가 둘째에게 욕을 해대며 다신 누코노인을 쟁취하려고

    격투?를 벌였다.

    이제 누가보면 절천지 원수끼리 길목에서 만난형국이다.

    누코노인은 정신이 오락가락한 상황에서도 눈을 들어 

    두녀석들의 아귀다툼을 들어보니 다 자신의 상가건물

    때문이다.

    언제 죽을 지 모르는 자신을 모셔놓고 재산을 독차지 

    하겠다는 심보였다.

    아무것도 모르는 이들이 보면 치매노인을 서로모시겠다는 

    효심의 쟁탈전으로 비춰질 것이다.

    평소에는 마나님과 잠시 찾아가기만 해도 퉁을 놓기 

    일쑤인 녀석들이 어인 일인지 자신이 치매에 걸리니 

    이리도 효심이 두터워질 줄 누가 알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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